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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령의시인바람♬/[♡] 연꽃홍수

아버지와 개꼬리

by 정령시인 2022. 3. 31.

 

 

아버지와 개꼬리

 

 

 

물을 대고 오신 아버지가 흙을 털고 평상에 등을 기댄다.

갓 깨어난 개구리가 갈라진 손등에 올라앉는다.

바람 한껏 부풀리다가 까딱, 하자 폴짝, 뛰어내린다.

 

평상 위 막걸리 한 사발이 입을 헤벌리고 있다.

사발 속 김치도 철푸덕 주저앉아 덩달아 곯아떨어진다.

아버지 곤한 숨소리 따라 햇빛도 바람도 더덩실 춤춘다.

 

개구리가 아버지의 콧등에 다시 앉는다.

아버지가 놀라 일어난다.

· · · · · .

 

 

 

액자에 끼운
시와 사진이
지난겨울 얼다녹다 하다가
곰팡이가 슬었다.
그런데 가만보니
이것도 꽤 멋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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