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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령의시인바람♬/[♡] 자자,나비야

꽃기린

by 정령시인 2022. 3. 28.

 

 

꽃기린

 

 

 

너의 눈빛이 작은 눈에 닿아 밟힌다. 눈을 감는다. 너의 긴 목이 내 눈에 밟히고 너의 마음이 내 눈에 밟히고 내 눈에 밟힌 자리가 너의 눈이 되고 너의 간절한 말이 가시로 되어버린 기린아,

 

너의 작은 손길이 가시가 되어 잡힌다. 손을 오므린다. 너의 긴 목이 내 손에 잡히고 너의 마음이 내 손에 잡히고 내 손에 잡힌 자리가 너의 손이 되고 너의 처절한 말이 가시로 되어버린 기린아,

 

너의 말이 귀를 찌르고 너의 맹세가 콧잔등을 찌르고 너의 마음이 허공을 찌르며 동그랗게 오므린, 허공에 찔러놓은 말이 이마로 내려와 눈썹에 찔러 넣은, 그립다 보고 싶다 새까만 참말, 허공중에 떠다니다 빨갛게 응어리진 기린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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