둘이서/정령
영주에 옛날다리가 있는 곳이 있다고 했다.
이름도 몰랐는데 인터넷의 도움을 받아 알아보니 무섬마을이라했다.
참 재미있는 곳 같다.
꼭 가보자는 약속이 기차소리에 묻히는 순간이다.
도서관에서 백희나의 나는 개다를 읽었는데,
사람이 개처럼, 혹은 사람이 개처럼 바뀌는 순간이 일년에 한 번 씩 칠월칠석에 일어난다면 사람들은, 혹은 개들은 좋아할까?
미국나팔꽃이 보라색 낯빛으로 나를 빤히 보면서 웃는다.
그건 안될 말이라는 듯.
하지만 내가 동화로 쓰면 재미있지 않을까?
개를 싫어하지만 개를 가족으로 여기는 요즘은 다들 바라지 않을까?
얼마나 그 하루하루가 애틋하게 기다려질까.
굶주림에 목마른 하이애나처럼 돌변하는 일이 속출할 것이다.
일년내내 목록에 적어두고 시달리게 할지도 모른다.
과유불급, 뭐든 지나치면 모자름만 못한 법.
중용이 필요하다.
그러나 사랑은 넘칠수록 좋지않은가.
생기가 돋게하고, 만면에 미소를 짓게하고, 하루일과를 일사천리로 해치우게 하는 힘의 원천.
과유불급이 아니라 매번 일시불로 받고 싶은 하루다.
태양이 다시 뜨고 지는 것처럼,
꽃이 피고 지는 일처럼,
매일 보고싶다는 말이 노래로 물소리로 바람소리로 전해진다.
그러나 스스로 벗어나는 매미의 껍질처럼 오래도록 비상을 꿈꾸지는 않았다.
둘은 될 지언정 영원한 하나가 되는 일은
가끔 아주 가끔 해 뜨고 지듯, 꽃 피고 지듯
일상에서 일어나는 지도 모른다.
지금도 어디선가 터지는 화산처럼
사랑의 화산은 부글부글 들끓고
사랑으로 오소소하게 쌓인 온몸은
치누크바람을 휘감고 있다.
∑령의정보담기/[♡]일일일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