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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령의시인바람♬/[♡] 령이읽은 시61

시읽기(브론테/추억) 추억 브론테(영국 Emily Jane Brontë : 1818~1848) 흙 속은 차갑고,네 위에는 깊은 눈이 쌓여 있다. 저 먼 곳 쓸쓸한 무덤 속에 차갑게 묻힌 그대 하나뿐인 사람아, 모든 것을 삼키는 시간의 물결로 떼어져 나는 사랑을 잊고 만 것일까? 홀로 남게 된 내 생각은 산봉우리들을 날고, 앙고라의.. 2020. 3. 6.
시읽기(릴케/가을날) 가을날 릴케(독일Rainer Maria Rilke :1875~1926) 주여, 때가 되었습니다. 여름은 아주 위대해습니다. 당신의 그림자를 해시계 위에 놓으시고 벌판에 바람을 놓아주소서. 마지막 과일들을 결실토록 명하시고, 그것들에게 또한 보다 따뜻한 이틀을 주시옵소서. 그것들을 완성으로 몰아가시.. 2020. 3. 4.
시읽기(프레베르/고엽) 고엽(枯葉) 프레베르(프랑스Jacques Prévert :1900~?) 기억하라 함께 지낸 행복스런 나날을. 그 때 태양은 훨씬 더 뜨거웠고 인생은 훨씬 더 아름답기 그지 없었지. 마른 잎을 갈퀴로 긁어 모으고 있다. 나는 그 나날들을 잊을 수 없어, 마른 잎을 갈퀴로 긁어 모으고 있다. 모든 추억도 .. 2020. 3. 4.
황형철/배추밭 배추밭 황형철 하루가 다르게 배춧잎이 쑥쑥 자라는 것은 하늘에 가 닿으려는 배추벌레가 열심히 배밀이하며 길 내기 때문이지 널찍한 배추밭이 통째로 흔들리는 것은 잠자리에 든 배추벌레가 떼지어 하늘을 나는 꿈꾸기 때문이지 나비 날개가 둥글디둥근 것은 이파리 갉아먹으며 숭숭 구멍 내던 어릴 적을 필시 기억하기 때문이지 ㅡ 황형철 시집『사이도 좋게 딱』중에서 2020. 2. 1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