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령의시인바람♬919 멸치/김기택 멸치/김기택 굳어지기 전까지 저 딱딱한 것들은 물결이었다 파도와 해일이 쉬고 있는 바닷속 지느러미의 물결 사이에 끼어 유유히 흘러다니던 무수한 갈래의 길이었다 그물이 물결 속에서 멸치들을 떼어냈던 것이다 햇빛의 꼿꼿한 직선들 틈에 끼이자마자 부드러운 물결은 팔딱거리다 길을 잃었을 것이다 바람과 햇볕이 달라붙어 물기를 빨아들이는 동안 바다의 무늬는 뼈다귀처럼 남아 멸치의 등과 지느러미 위에서 딱딱하게 굳어갔던 것이다 모래 더미처럼 길거리에 쌓이고 건어물집의 푸석한 공기에 풀리다가 기름에 튀겨지고 접시에 담겨졌던 것이다 지금 젓가락 끝에 깍두기처럼 딱딱하게 집히는 이 멸치에는 두껍고 뻣뻣한 공기를 뚫고 흘러가는 바다가 있다 그 바다에는 아직도 지느러미가 있고 지느러미를 흔드는 물결이 있다 이 작은 물결이 지.. 2023. 4. 17. 책읽기-이혜숙 글 김성민 그림[토끼전] 고전은 여러 모습으로 지금의 우리 삶에 스며들어 온 듯 하다. 토끼가 기지와 임기응변으로 세 번씩이나 용궁에 들어갔다가 살아온 이야기다. 아이들한테 읽어줄 때는 오히려 내가 신이 났었다. 간을 뺐다 넣었다하는 이야기며, 그러자니 다른짐승은 두개인 구멍이 토끼는세개라하고, 입을 항상 오물거리는 것은 입가에 부스럼 난 하늘나라 사람들에게 입맞춤을 하면 낫게 하는 효험이 있다는 신빙성 있는(?)이야기에 다들 귀를 쫑긋 하고 들어서 끝까지 재미있게 읽었다는 이야기. 꼭 읽으시라. 2023. 4. 10. 정령의 뜰소식 3 꽃들이 만개하였다. 2023. 4. 10. 2023년3월의 걸음 3월에는 멏걸음 걷지 못했다. 2023. 4. 10. 이전 1 ··· 30 31 32 33 34 35 36 ··· 230 다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