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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령의시인바람♬919

책읽기-박희주 중편3선[절벽과 절벽 사이를 흐르는 강] 박희주작가는 끊임없이 글쓰기에 집중하는 몰입형 작가인 걸 안다. 그 의지로 2021년에는 제46회 한국소설문학상을 탔고, 그 상을 받은 '13월의 여인'이 실린 소설을 영광스럽게 대면했다. 이 소설집에는 각각 색이 다른 중편의 소설이 세 편이나 실려있다. 특히 '이시뎐 전'은 마치 짧은 글로 장시를 쓴 것처럼, 아니면 역사의 한 인물을 긴 시로 표현한 것처럼 읽는 맛이 살아나는 타령조 같기도 하여 읽는 데 재미가 있고 신선하기 까지 했다. 아무튼 살고 있는 지역이름이 책 속에 나오는 것도 좋고, 같은 동네에 살고 있다는 일종의 동성동본 같은 동향의 감정을 갖게 하는 면도 어깨를 으쓱하게 해서 좋았다. 더구나 일반적이지만 아무나 표현할 수 없었던 내밀한 이야기들을 이질감없이 자연스럽게 받아들이게 하는 작가.. 2023. 3. 25.
시집읽기-고경숙[고양이와 집사와 봄] 고경숙시인은 말의 강을 잘 넘나드는 사람이다. 그런 그는 언제나 동아리 모임에서도 으스갯소리로 먼저 분위기를 돋우는 사람이기도 하다. 그런 그가 어느새 여섯 번째 시집을 내놓았다. 어휘에서 느껴지는 인간미와, 시의 분위기에서 느껴지는 시인의 탐미적 인간에 대한 열망과 사랑은 늘 감탄하게 하며 경이롭게 만든다. 특히 서안나시인의 시평에서도 언급한 것처럼, '우리 일상에 내재한 폭력의 경험과 저항의지와 제도권 밖으로 누수되는 소외된 자의 비극적 현실'을 시인의 인간탐구적인 안목에서 언어와 잘 버무려 드러내고 있다. 예컨대 현대의 인간들은 이중성을 가지고 살아간다했던가 그러나 그런 말도 여기에서는 이미 무의미한 말이 된다. 현대에 와서는 인간 깊숙히 자리한 다중성을 오히려 선호하는 듯 하고 따라서 그들의 생활.. 2023. 3. 25.
2023년 봄, 정령의 뜰 꽃소식은 언제나 즐겁고 설렌다. 올해는 정말 또새롭다. 병솔꽃이 작년에는 안 피었었고, 군자란은 계절이 한참 지난 가을에 또 한 번 꽃을 피우는 기적을 보여 오히려 죽으려나 겁도 났었다. 그런데 올해는 병솔꽃 봉오리가 여섯이나 올라오고, 마삭줄도 작년에는 잎만 무성하더니, 올해는 잎보다는 꽃봉오리가 꽃차례를 기다리고 있는 중이다. 거기다 군자란은 어미는 한 송이만 올라왔는데, 분갈이 해서 얻은 딸쯤 되는 녀석이 두 송이를 한꺼번에 올려 기염을 토하게 하였다. 더 기막힌 일은 꽃다발을 만들고 남은 잎이 물에 담가두어도 오랫동안 푸른 빛이어서 그대로 물에 담가두었더니 나도 모르는 사이에 새로 잎이 나고 보라색 꽃같은 잎도 피웠다. 하여 자세히 살피니 봉오리같은 게 두 개나 올라오고 있었다. 워낙 작아 자세히.. 2023. 3. 24.
책읽기-글 정복현 그림 국은오[제주소년, 동백꽃] 사람들의 마음은 어디까지 못 되게 굴 수 있나를 보는 것 같으면서도 귀양온 사람의 도움으로 구제 되는 어린 동백이의 삶을 참 아련하게 표현했다. 가련한 서민들의 아픈 삶 그 속에서 꿈을 키워가는 동백이. 아이들과 봐도 좋겠다. 2023. 3. 2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