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달 달이 뜬다. 노란 달이 뜬 어제는 그제 버린 사람 눈썹이 예쁘다 했네 빨간 달이 뜬 그제는 작년에 잊은 사람 입술이 달다 했네 파란 달이 뜬 작년에는 옛날에 잊은 사람 목선이 곱다 했네 하늘에 떠 있는 달이 단 웃음을 지으며 나를 보고 있었네. 달은 내일도 낼모레도 내년에도 뜰 것이네. 달이 진다. 노란 달도 어제 주운 사람도 멀어져 간다. 빨간 달도 그제 찾은 사람도 멀어져 갔을까. 파란 달도 작년에 보았었던 사람도 달 따라 갔다. 캄캄한 하늘에 별도 따라 떨어져 운다. 점점 날을 잃어가며 노랗고 빨갛고 파랗게 이운다. 작년에도 그랬고 그제도 그랬고 어제도 그랬듯이 날마다 단 웃음을 지으며 노랗고 빨갛고 파랗게 뜰 것이다. 달이 뜨고 진다. 2022. 3. 28.
시집읽기-정지용시선집[향수 그곳이 차마 꿈엔들 잊힐 리야] 유명한 시인들은 없어도 빈티가 나지않는다. 시로 채워지는 풍요함, 충만해지는, 시적 부유함으로 부티가 줄줄 흐르기 때문이다. 너무 멋지지 않는가! 시감상) 다시 해협 정오 가까운 해협은 백묵 흔적이 적력的歷한 원주! 마스트 끝에 붉은기가 하늘보다 곱다. 감람 포기 포기 솟아오르듯 무성한 물이랑이여! 반마班馬같이 해구海狗같이 어여쁜 섬들이 달려오건만 일일히 만져주지 않고 지나가다. 해협이 물거울 쓰러지듯 휘뚝 하였다. 해협은 엎지러지지 않었다. 지구 우로 기여가는 것이 이다지도 호수운 것이냐! 외진곳 지날제 기적은 무서워서 운다. 당나귀처럼 처량하구나. 해협의 칠월 해ㅅ살은 달빛보담 시원타. 화통 옆 사닥다리에 나란히 제주도 사투리하는 이와 아주 친했다. 스물 한살 적 첫 항로에 연애보담 담배를 먼저 배웠.. 2022. 3. 7.
눈 / 정령 시집[ㅋㅋ라는 갑]중에서 눈 / 정령 유리창에 내려 사락, 사락, 사그락, 입김 호호 불고 그림 그려. 바람은 꽃을 피워. 달은 눈 속에 잠겨. 하얀 눈은 수북이 쌓여. 아득한 나라 무릉도원이 창문으로 다가와. 눈이 계속 내려. 2012. 1. 1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