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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시때때로246

달 달이 뜬다. 노란 달이 뜬 어제는 그제 버린 사람 눈썹이 예쁘다 했네 빨간 달이 뜬 그제는 작년에 잊은 사람 입술이 달다 했네 파란 달이 뜬 작년에는 옛날에 잊은 사람 목선이 곱다 했네 하늘에 떠 있는 달이 단 웃음을 지으며 나를 보고 있었네. 달은 내일도 낼모레도 내년에도 뜰 것이네. 달이 진다. 노란 달도 어제 주운 사람도 멀어져 간다. 빨간 달도 그제 찾은 사람도 멀어져 갔을까. 파란 달도 작년에 보았었던 사람도 달 따라 갔다. 캄캄한 하늘에 별도 따라 떨어져 운다. 점점 날을 잃어가며 노랗고 빨갛고 파랗게 이운다. 작년에도 그랬고 그제도 그랬고 어제도 그랬듯이 날마다 단 웃음을 지으며 노랗고 빨갛고 파랗게 뜰 것이다. 달이 뜨고 진다. 2022. 3. 28.
사과의 꿈 사과의 꿈 사과의 사과는 화장대 앞에서도 데구루루 굴러다녀요 식탁 위의 모서리도 굴러다니다가 의자 위에도 떨어지고 바닥에서도 굴러다니다가 단단한 사과의 가슴을 건드려요 사과가 가슴을 열까 사과의 눈이 사과의 면을 응시해요 사과의 면이 닿은 사과는 눈을 감고 사과의 꿈속으로 가요 꿈속에서 친구들은 데구루루 구르며 신나게 춤을 추어요 뭉텅 자르기도 하여 여럿이 나누기도 적당한 착한 얼굴에 숨겨둔 비밀의 응어리 손바닥으로 움켜쥐고 있지 말라고 가슴을 연 사과가 친구들의 손바닥에서 미소를 짓는 데요 춤추던 친구들이 웃는 사과를 따라 데구루루 굴러가면서 눈 뜬 사과의 몸을 일으켜요 동시에 움켜쥔 응어리도 놔요 2022. 3. 28.
꽃기린 꽃기린 너의 눈빛이 작은 눈에 닿아 밟힌다. 눈을 감는다. 너의 긴 목이 내 눈에 밟히고 너의 마음이 내 눈에 밟히고 내 눈에 밟힌 자리가 너의 눈이 되고 너의 간절한 말이 가시로 되어버린 기린아, 너의 작은 손길이 가시가 되어 잡힌다. 손을 오므린다. 너의 긴 목이 내 손에 잡히고 너의 마음이 내 손에 잡히고 내 손에 잡힌 자리가 너의 손이 되고 너의 처절한 말이 가시로 되어버린 기린아, 너의 말이 귀를 찌르고 너의 맹세가 콧잔등을 찌르고 너의 마음이 허공을 찌르며 동그랗게 오므린, 허공에 찔러놓은 말이 이마로 내려와 눈썹에 찔러 넣은, 그립다 보고 싶다 새까만 참말, 허공중에 떠다니다 빨갛게 응어리진 기린아. 2022. 3. 28.
둘째언니환갑여행 20220326~27 새벽 다섯시 사십분 출발 이른 아침을 휴게소 뷔페로 먹고 11시쯤 통일 전망대관람 ㅡ 는개비가 날리는 회색빛 하늘과 바다 보고 12시20분쯤 화진포를 돌고 초콜릿공장 보나테라에서 쉬고 근처 바다 공현진해변에서 파도 보고 모래위에 세여자발자국 찍고 세시 십오분쯤 누볼라풀빌라 도착 수영하고 스파하고 아침에 바다산책하고 해돋이 보고 아침수영하고 체크아웃 2022. 3. 2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