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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읽기>사랑을 위한 기다림 /변영로

by 정령시인 2011. 11. 4.

사랑을 위한 기다림 / 변영로

 

 

가로등 숨죽인 하늘을 보았습니까?

내가 무엇이라고 말할 수 없도록

그렇게 가버린 하늘을,

적막감 속에 맴도는

작은 굴레의 빛놀음 속에

당신은 저만큼 갑니다.

내 하늘이...

 

젖어들 듯한 시간의

까만 어둠을 본 적이 있습니까?

내가 무엇이라고 말할 수 없도록

그렇게 녹아버린 초점 잃은 어둠을,

작은 눈동자 촉촉히 젖은 샘물가에

여울 닮은 시내가 흐릅니다.

그 속에 내가 있습니다.

 

이 어둠속에

아프지 않도록 다가올 수 있다면

그냥 기다리겠습니다.

향기 은은한 들꽃 필 그 날을 기억하며

사랑을 담지않은 그리움으로

이 하늘과 이 어둠에 있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