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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령의시인바람♬/[♡] 연꽃홍수

한글/ 정령시집[연꽃홍수]중 57쪽

by 정령시인 2013. 6. 4.

한글/정령

 

큰아들 군대에서 보내온 편지 꺼내놓고 눈물 훔치시다가

얘가 나를 사랑한다 하는구나.

그게 언제 적 얘긴데. 그렇게 좋우?

그럼, 좋다마다.

 

한글교실 3년, 사뭇 그리던 어머니 같다시며,

아직까지 조심조심, 또박또박,

마침표 쉼표 띄움없이 열 칸 공책 빼곡하게

찬장 속 그릇들처럼 정갈함이 밴 연필 글씨.

 

가난해서 못 배운 귀로 듣던 글자, 눈으로 읽는 말,

이제사 한 자 한 자 공들인 글자들,

책상 모퉁이 쌓여가는 공책마다 뿌듯하게 지켜보며,

세종대왕님의 흐뭇한 얼굴이 여기에 있다.

 

팔십 인생 한 편 역사가 될

울 어머니의 한글 참 기특하다. 기특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