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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령의시인바람♬/[♡] 연꽃홍수

그런 여자/정령시집[연꽃홍수]중 24쪽

by 정령시인 2013. 6. 4.

그런 여자/정령

 

 

 아이스크림 사오라는 걸 아이스케키를 사들고 왔다.

 

 친구 따라 시장엘 갔더니 만두피를 산단다. 만두 싸먹는 거란다. 별게 다 있구나. 어머니는  김치 썰고 두부 짜고 고기 다지고 당면 불려 간하고 밀가루 밀어 하느라 반나절은 걸려야 만두를 먹을 수 있었다. 희한하다. 친구는 별 걸 다 아는 구나.

 

 번개탄을 사들고 오면서 불 피우는 거라 했다. 비닐에 싸여있는 시커먼 저걸로 어떻게 불을 붙이나. 친구는 단번에 불을 켠다. 그건 뭐냐 하니 라이터란다. 별세계 별천지구나. 우리 집은 아궁이에 장작불 때고 성냥곽을 사용해야 비로소 불을 붙이는데, 무서워 만지지도 못했는데. 친구는 다 하는 구나.

 

 

 화장실에 꽃향기가 가득하다. 무궁화 표백비누란다.

 

 옆집 새댁이 식혜가 먹고 싶다고 엿기름을 사온다. 입덧이 나서 먹고는 싶으니 해달란다. 물 붓고 찬밥 넣고 설탕으로 간하고 식혀서 먹으라 갖다 줬다. 엿기름을 물에 가라앉히고 앙금을 건져내어 팔팔 끓인 후 설탕으로 간하고 찬밥 넣고 삭히는데 여덟 시간, 은근한 불에 두면 밥알이 동동 뜨는 식혜가 된다는 것을 그제야 알았다. 

 

 

 그런 늦된 여자가 예쁜 눈을 가진  맑은 아이를 낳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