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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령의시인바람♬/[♡] 연꽃홍수

연꽃, 피다/ 정령[연꽃홍수]중 20쪽

by 정령시인 2013. 8. 20.

 

 

연꽃, 피다 / 정령

 

 

 쇼윈도우의 마네킨같이 연지곤지 찍고 백옥같이 하얀 드레스 걸친다. 훤히 들여다보이는 유리문 안에 붉은 꽃들이, 핀다.

 

 

 푸른 연잎으로 하늘을 가린다고 진흙탕 속 내밀한 사정이 가려질까? 까맣게 타들어간 연밥 속을 서리서리 타고 들어가 본들 여물지 못하고 구멍 숭숭뚫린 채 연근, 혼탁한 방 안 밤꽃향기가 난다.

 

 

 하루에도 몇 번씩 새빨간 루즈 바르던, 동생들 학비 벌려고 애쓰던, 첫사랑 버림받고 눈물 흘리던, 호된 날일에 신물이 난, 그녀들, 그 곳을 빠져나오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