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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령의시인바람♬/[♡] ㅋㅋ라는갑

해질녘 바닷가/정령시집[크크라는갑] 중에서

by 정령시인 2013. 9. 10.


해질녘 바닷가/정 령



  개 한마리가 이쪽저쪽으로 오가며 굵은 뼈다귀를 물어다

놓는다.

  입맛만 다시고는 돌아서 간다.

  구름사이로 빨간 해가도 고개를 빼꼼 내민다. 

  수평선 끝으로 개가 마구 달려간다.

  덩치가 크고 누런 개 한 마리 마주 달려온다.


  개 두 마리, 바닷가에서 멍멍한다.


  바닷가 수평선 끝에 구름도 따라하고, 바다 위를 유영하는

갈매기도 둘이서 앞서거니 뒤서거니 끼룩거리고, 골목 안

나팔꽃도 담장을 넘어와 나팔을 분다.


  개 두 마리 나란히 뼈다귀를 물고 가는 바닷가,

  하늘이  점점 더 붉어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