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질녘 바닷가/정 령 개 한마리가 이쪽저쪽으로 오가며 굵은 뼈다귀를 물어다 놓는다. 입맛만 다시고는 돌아서 간다. 구름사이로 빨간 해가도 고개를 빼꼼 내민다. 수평선 끝으로 개가 마구 달려간다. 덩치가 크고 누런 개 한 마리 마주 달려온다. 개 두 마리, 바닷가에서 멍멍한다. 바닷가 수평선 끝에 구름도 따라하고, 바다 위를 유영하는 갈매기도 둘이서 앞서거니 뒤서거니 끼룩거리고, 골목 안 나팔꽃도 담장을 넘어와 나팔을 분다. 개 두 마리 나란히 뼈다귀를 물고 가는 바닷가, 하늘이 점점 더 붉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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