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령의시인바람♬/[♡] 연꽃홍수

에루화 어화둥둥/정령시집[연꽃홍수]중 83쪽

by 정령시인 2014. 5. 18.

 에루화 어화둥둥/ 정령


 

에루화 어화둥둥,

바람꽃 누워 자는 풀밭에 동물들 한창이다.

암양 한 마리 숫양에게 음매에에에,

숫양들 저마다 콧구멍 벌름대며 발을 동동 구르고,

빨간 눈 암토끼도 깡총대며 웃어대면

노란 애기똥풀 뽀득뽀득 기지개를 켠다.

히히힝 콧방귀 뿜으며 천둥치는 숫말의 오줌발

신난 민들레가 노랗게 물들면,

딸랑딸랑  방울꽃이 방울로 장단 맞춰 춤춘다.

방울소리에 눈 뜬 바람결이

노랑나비의 꼬리를 물고, 겅중겅중 개하고,

두 귀 쫑긋 바르르 날개짓하는 

연보라빛 꽃잔디 융단 위에 에루화,

이놈, 실눈 뜨고 벚나무 뒤로 숨으면,

쿵쿵 나뭇가지도 흔들리고 벚나무도 덩달아 

사르르 꽃비 흩날리며 어화둥둥,

초록이 짙어가는 풀밭 위에 살구색 입맞춤,

아지랑이가 피어오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