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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령이詩발표♬/[♡] 계간문예지

시현실(2016가을호)

by 정령시인 2016. 11. 11.

 

 

 

 

다 꽃/정령

 

 

꽃이 피지 않았다면,

가로 누워 일자로 내려오는 빗물에 흠씬 젖다가

오목한 눈으로 아래로만 보다가

어느 밤 검은 날개를 펼치고

어두운 세상을 훨훨 날다가

깊은 바다에서 낙조처럼 잠영을 하고 있을 거였다

 

꽃이 핀 후,

처진 내 입이 오므라지고 동그라지고

오물오물 아기새들처럼 벌어진다는 게

이슬이 아롱지고 바람이 재잘대는 소리에

내 눈이 반짝인다는 게

붉은 이사빛에 매일매일 내 몸이 흔들린다는 게

 

다 꽃, 꽃이기에 꽂히기로

 

 

 

 

치매입담-2

-말라 마르지모

 

 

아침나절이 뽀얀 아지랑이다

염전에 소금꽃이 흐드러졌다

밤새 저러고 질펀히도 노닐다

 

젖으면 벗어야지요~ 냅둬 마르게~옷이 젖으면 찜찝하잖아요~마르지모~ 요도 젖었잖아요~ 아니 요기만 젖었어~ 어서 갈아 입어요~ 괜찮아 말라 마르지모~ 그러게요 말라 마르지모 그렇지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