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령의시인바람♬/[♡] ㅋㅋ라는갑

화장火葬

by 정령시인 2019. 11. 16.

화장火葬



칠흑 가운데 빛이 생겨 색을 입고 색을 마시고 색을 섞고 색을 버무리게 되어 우주 안에 존재하는 모든 생물체도 색을 입는다.

십대에는 파릇하게 수컷들의 환호성이 우주까지 퍼지게.

이십대도 화사하게 수컷들이 불을 켜고 환장하게.

삼십대는 치장하여 수컷들이 냄새를 풍기며 달려들게.

사십대는 변장하여 수컷들이 대부분 속아 넘어가게.

오십대는 안 한 척 위장하여 수컷들이 낭패를 보게.

육십대는 덮어씌우며 수컷들이 지푸라기라도 잡게.

칠십대는 연장술을 쓰고 수컷들이 부쩍 줄어 옆에만 있게.

팔십이면 임박해져 수컷들도 안녕이라는 단어를 알게.

그래야 우주로 가더라도 나무뿌리로 박히더라도 대지로 돌아가 다시 색을 입으려면, 모두 화장火葬을 해야 한다.


어느 시인도 풍장風葬해 달라*는 시를 썼다.

 



*황동규 시인의 시 풍장1에서.


'∑령의시인바람♬ > [♡] ㅋㅋ라는갑' 카테고리의 다른 글

병실일기‧6  (0) 2019.11.16
양귀비랑, 꿈이걸랑요  (0) 2019.11.16
앵두  (0) 2019.11.08
망고  (0) 2019.11.08
우주의 반딧불이  (0) 2019.11.0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