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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령의시인바람♬/[♡] 령이읽은 시

황형철/배추밭

by 정령시인 2020. 2. 10.

 

 

 

 

 

 

배추밭

 

 

 

황형철

 

 

하루가 다르게 배춧잎이 쑥쑥 자라는 것은 하늘에 가 닿으려는 배추벌레가 열심히 배밀이하며 길 내기 때문이지

 

널찍한 배추밭이 통째로 흔들리는 것은 잠자리에 든 배추벌레가  떼지어 하늘을 나는 꿈꾸기 때문이지

 

나비 날개가 둥글디둥근 것은 이파리 갉아먹으며 숭숭 구멍 내던 어릴 적을 필시 기억하기 때문이지

 

ㅡ 황형철 시집『사이도 좋게 딱』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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