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슴이 안다
하늘이 흐렸다.
꼭 누군가 불쑥 만나야 될 것같은 스산함이 감긴다.
걸어도 발부리가 무거워 자꾸만 허둥대게 만든다.
귀에는 아무말이나 노래도 들리지 않는다.
거리 어디를 걸어도 하공중에 동그란 것이 떠 따라온다.
온통 둥둥 떠다니며 눈을 껌벅거리게 한다.
사랑이다.
숨을 멎게 하는 사람이 둥둥 허공중에 떠서 눈앞에서 맴돈다.
노래를 들으면 가삿말과도 맞고,
라디오를 틀면 사연이 연관되고,
책을 읽어도 주인공이 착각을 일으킨다.
주변에서 일어나는 자연현상도 직결된다.
꽃이 피고,
벌이 날고,
새가 지저귀고,
바람이 이는,
자동차 경적마저도 거슬리지 않는,
이 모든 일련의 사건들조차 설레게 한다.
사랑을 하는 일
자연스러운 일이다.
어디에선가 누구는 애틋할 것이고
누구는 토라져 돌아누울 것이다.
누구는 꽃을 한아름 살 테고,
누구는 선물코너를 기웃거릴 것이다.
관심을 갖는 일
사랑하는 일이다.
손가락 깍지를 끼며 찰싹붙어 걷는 일,
머리칼을 넘겨주는 일,
옷깃에 붙은 실오라기도 떼어주는 일,
사랑은 소소한대서 싹이 튼다.
작은 말다툼에도
마음을 쓰며 잠을 못자고,
온통 일손을 잡지 못하는,
전화기에만 눈총을 쏘며,
식음을 전폐해도,
벨소리 한 번에 녹아내린다.
이건 사랑임을 가슴이 안다.
∑령의정보담기/[♡]일일일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