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령의시인바람♬/[♡] 연꽃홍수56 텅/정령시집[연꽃홍수]중 63쪽 텅/정령 텅, 텅, 지금은 목하 묵언수행 중이다. 지엄한 호통도 간 곳 없는 암자 속 빈 목어도 석탑 아래 바람도 죽비 맞던 수행승처럼 참선을 하고, 노란 저녁 햇살도 내려와 합장한다. 목탁소리 불경소리 만행 다녀온 바랑인양 주저앉는 산의 어깨, 이슥한 밤 작은 벌레의 움직임에도 가위.. 2013. 6. 11. 빨간 신호등/ 정령시집[연꽃홍수]중 38쪽 빨간신호등/정령 집 무너져 비 새는, 바람의 인사에도 기둥 허물어지는 그 안, 실낱같은 숨이 가슴께에서 점점 노래진다. 산 배앓이는 온 숲 깊숙한 골을 다 휘저어 놓고 동 틀 무렵 비로소 그쳤다. 지금, 참아왔던 붉은 설움이 옹이 되고, 그마저 부둥켜안은 채 몸 언저리에 새 움이 트고 .. 2013. 6. 11. 도를 아십니까/정령시집[연꽃홍수]중 70쪽 도를 아십니까/정령 전철은 도사의 방이다. 제자들이 파김치가 되어 축지법으 로 달려온다. 하루가 모자란 저녁이다. 가만히 있어도 움직 여주는 에스컬레이터 말하지 않아도 모두 눈으로 말하는 법 을 알고 있다. 세상을 짊어진 그들은 축지법을 철강의 힘으로 자리를 이동 중이다. 도사.. 2013. 6. 10. 칼/정령시집[연꽃홍수]중 66쪽 칼/정령 숨이 다하던 날이었다. 몸의 일부가 구부러져 펴려는 순간, 따개도 없이 깡통의 아가리에 칼끝으로 찌른 게 화근이었다. 도마 위에 올려놓기만 하면 눈썹이 휘날리게 달리니, 넉넉한 웃음으로 섣불리 다가가 영영 사라져 버린 이도 종종 있었다. 태풍이 쓸어간 그 자리에는 푸성귀.. 2013. 6. 10. 이전 1 ··· 5 6 7 8 9 10 11 ··· 14 다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