크크라는 갑11 해질녘 바닷가/정령시집[크크라는갑] 중에서 해질녘 바닷가/정 령 개 한마리가 이쪽저쪽으로 오가며 굵은 뼈다귀를 물어다 놓는다. 입맛만 다시고는 돌아서 간다. 구름사이로 빨간 해가도 고개를 빼꼼 내민다. 수평선 끝으로 개가 마구 달려간다. 덩치가 크고 누런 개 한 마리 마주 달려온다. 개 두 마리, 바닷가에서 멍멍한다. 바닷.. 2013. 9. 10. 외사랑 / 정령 시집[ㅋㅋ라는 갑]중에서 외사랑/정령 산 넘으면 길 길 걸으면 강 강 건너면 다시 산 꽃 피고지고 다시 꽃 피고지고 그곳에 네가 있다 처마에 가려진 채 쪼그리고 앉아 눈짓으로만 몸짓으로만 눈부신 햇살처럼 뿌리지 않는 한아름의 보석들 2013. 6. 4. 메밀꽃 필 무렵, 그 후 / 정령 시집[ㅋㅋ라는갑]중에서 메밀꽃 필 무렵, 그 후/ 정령 아이가 아이를 낳고 아이가 또 아이를 낳고 그 아이가 함박웃음 짓는 아이들이지요. 당신은 달빛이 남실대는 개울에서 나귀를 잡던 그 손으로 슬그머니 잡아당겼지요. 저도 모르게 당기는 핏줄, 달빛 아래 메밀꽃 소금 뿌린 듯 하얗게 흐드러졌지요. 물레방앗.. 2011. 11. 1. 이전 1 2 3 다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