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령의시인바람♬/[♡] ㅋㅋ라는갑

메밀꽃 필 무렵, 그 후 / 정령 시집[ㅋㅋ라는갑]중에서

by 정령시인 2011. 11. 1.

메밀꽃 필 무렵, 그 후/ 정령

 

 

 

 아이가 아이를 낳고 아이가 또 아이를 낳고 그 아이가 함박웃음 짓는 아이들이지요.

당신은 달빛이 남실대는 개울에서 나귀를 잡던 그 손으로 슬그머니 잡아당겼지요.

저도 모르게 당기는 핏줄, 달빛 아래 메밀꽃 소금 뿌린 듯 하얗게 흐드러졌지요.

물레방앗간 방아소리에 끌려오는 장돌뱅이의 전설은 오늘도 바람 따라 떠돌고,

꽃들은 달빛이 흐르는 밤이면 그 소리를 듣는 순간 하얗게 질린다지요.

청초한 그녀와의 여름밤, 메밀꽃 옆 물레방앗간, 달빛이 남실대는 개울,

긴긴 날 흐벅지게 핀 메밀꽃밭에 서서 스무 해 스무 날 하냥 기다린다지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