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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령이랑놀기♬/[♡] 꺼리랑

한국인의 성 풍속도 ...12

by 정령시인 2010. 3. 18.

고약한 서울놈 그놈 몹쓸놈

 

 옛날에 사람  하나가 성품이 교활하여 사람들이  그를 일컬어 몹쓸놈이라고들
했다.  그런데 그 사람이 고향으로 돌아가게 되었는데 ;어느 날 길에서 배장수를
만나게 되었다. "여보 배 좀 몇 개만  맛 좀 봅시다" 하고 청했으나 워낙 인색한
배장수인지라 듣지 아니하였다.  그러자 그 사람은 마음 속으로 내  너로 하여금
앙갚음을 할 테니  그리 알아라 하고 배장수보다 한  마장쯤 먼저 가서 길가 논
가운데 남녀 수십 명이 모를  심고 있는 것을 보고는 그 가운데 제일 나이 적고
아름다운 여인을 불러  말하기를 "아씨가 제일 어여쁘니  오늘 밤 나와 함께 자
보는 것이  어떠냐?" 하고 희롱하니  여러 사람이 이 소리를  듣고 크게 노하여
"어떤 미친 놈이  일하는 데에 와서 아녀자를  희롱하느냐? " 하고 쫓아  오거늘
서울 사람이 바쁜 걸음으로 급히  언덕을 뛰어 넘어 그 아래에 가서 앉아 한 손
을 쳐들어 크게 소리쳐 말하기를  "배를 지고 오는 형님 빨리 오시오 빨리 오시
오" 이 때 배장수가 마침 논밭 근처에 ㅡ이르르니 모 심던 여러 수십 명이 달려
들어 형님이란 소리를 듣고 배장수의 덜미를 끌어 "넌 저놈의 형인 모양인데 네
아우의 죄는 네가 마땅히 당해야 할 것이라" 하며 주먹과 발길이 우박처럼 날아
왔다. 얼마나 두들겨 맞았는지 몸에 성한 곳이  없고 옷은 찢어지고 배는 사그리
깨지거나 흩어졌다. 배장수가 불의의 봉변을 당하고 애걸하면서 말하기를 "저 언
덕 아래에 있는 놈이 배를  달라기에 주지 않았더니 이에 심술을 부려 여러분을
속여 나를 이렇게 골탕먹였소. 여러분은 양해하시고  나를 살려 주시오" 말을 듣
고 보니 그럴싸하여  두들겨 패기를 그치니 배장수는  겨우 일어나 흩어진 배를
줏어 담고 깨진 배는 그들에게  두루 나누어 주고는 다시 지게를 지고 가려는데
서울 사람이  언덕 아래에  앉아 있다가 길에서 배장수의 낭패하여 오는 모습을
보고 말하기를  "그대가 배 두어개를 아끼더니  이제 어떤고?" 배장수가  분함을
이기지 못하였으나 말이 없었다. 이때 한 역졸이  흰 말을 타고 지나가거늘 서울
사람이 말을 붙잡고 청하기를 "내가  여러 날 길을 걸어 발이 콩 멍석이지요 다
리가 아파 죽겠으니 요다음  주막까지 잠깐 말을 빌려주심이 어떠한가?" 이렇게
말했다. 그러자 "너는 도대체 어떤 위인인데  말을 타고자 하느뇨? 나도 또한 다
리가 아픈 즉 다시는 그 따위 미친 수작 말라" 라고 한 마디로 거절하는 것이었
다. 그러자 서울 사람 왈 "네가 감히 허락치 않으니 내 마땅히 너로 하여금 봉변
을 당하게 하리라" 하고 눈을 부릅뜨고 말하니 "시러베 아들놈!" 하고 웃고 가거
늘 서울 사람이 그 뒤를 따라 역졸이 주막에 들어간 것을 보고 그 때 마침 길가
에 있는 큰 집의 주인  여자가 방 가운데 앉아 바느질하는 것을 보고 창밖에 서
서 말하기를 "낭자, 낭자여 내 마땅히 밤  깊은 후에 와서 한 판 하리니 이 창문
을 열고 나를 기다리라. 나로 말하면 아까 흰  말을 타고 와서 건너 주막서 자고
자 하던 사람이다" 하니 여인이  크게 놀라고 노하여 곧 그 말을 남편에 고하니
남편이 화가 머리끝까지 올라  그 아들과 동생들을 거느리고 주막으로 달려들어
아까 흰 말을 타고 온 사람이냐고 묻자 역졸은 무슨 영문인지 알지 못하고 그렇
다고 하였다. 그러자 세 사람이 죄를 꾸짖으며  어지러히 후려치니 온 몸이 중상
이었다. 주막 주인이 구해내며 "이 사람은 저녁에 우리 집에; 들어 온 후 아직까
지 창밖에 나가지 아니하고 잠만  자고 있었으며 천만 애매하니 이는 반드시 잘
못된 것이오." 여러 손님의 말이 또한  그와 같았으므로 반신반의하여 간신히 풀
어 주었다. 이튿날 아침에 서울 사람이 먼저 길을  떠나서 몇 리 밖에 가서 길가
에 앉았는데 그 때 역졸이  기운없이 말을 타고 오거늘 서울 사람이 "네가 어제
나에게 말을 빌려주지 않더니  지난밤 액땜이 과연 어떠하뇨? 오늘도 또 만약에
말을 빌려주지 않으면 마땅히 와와 같은 일을 또 한 번 당하게 하리라" 하니 역
졸이 크게 두려워 하며 말에서  내려 잘못했음을 빌며 하루 동안 말을 빌려주었
다고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