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령이랑놀기♬/[♡] 꺼리랑

한국인의 성풍속도 ...15

by 정령시인 2010. 3. 18.

  치마 저고리를 걸치고 동헌에 오른 태수 나리
 

   옛날 어느 고을에 태수가  있었는데 어찌나 정사가 가혹하였던지 이속과 백성
이 견딜 수가 없었다. 그 때 마침 고을에는 자색이 고운 무당이 하나 있었다. 태
수가 이를 발견하고 기뻐하기를 마지아니하더니 이로부터 내위에 까지 데려다가
저녁마다 즐겼는데 그  사랑함이 지극하였다. 이 소문을 들은 이속들은  어느 날
한 곳에 모여 우연히 서로 이야기를 나누게  되었다. 한 이속의 말 "태수의 정사
가 말이 아니니 우리가  장차 그를 제거할 계책을 세워야겠도다" 하고 의논하자
옆에서 마침 무당이 엿듣고 있다가  "내가 능히 태수의 목을 자를 수 있을 터이
니 그렇게 하면 나에게 무슨 상을  주겠소?" 이 말에 군리들이 다같이 대답했다.
"마땅히 당목 1백필로서 중상하리라" 이렇게 굳게 약속하였다.  어느날 밤이었다.
무녀가 아양을 떨며 태수에게 말하기를 "영감께서 나를 사랑하신다고 하시나  나
는 그것을 믿을 수 없습니다." 하고  눈물을 흘리니 "그게 무슨 소리냐? 내가 너
를 사랑치 않는다니 그게 될 말이냐?" "영감께서 진정으로  소첩을 사랑하신다면
소첩이 있는 곳이 비록 누추할지라도  방이 넓고 또한 내아에서 가까우니 한 번
저의 손을 잡으시고 소첩의 방에 가셔서 조용히 폐부를 털어놓고 사랑을 속살일
수 있으실 것이온데 사또께선  무엇을 주저하셔서 매양 이곳에서만 소첩을 사랑
하시나이까? 아무리 사또께서 저의  방에 납신다 하시더라도 밤이 깊어 누가 엿
보며 누가 이를  알 수 있겠습니까?" 하고  통사정하니 태수가 흔연히 옷소매를
떨치며 "그것이 무엇이 그리 어려운 일일까 보냐?" 하고 그 밤으로 즉시  무당을
끼어 안고  그녀의 방으로 옮기어 갔다.  무당은 미리 그의 가인으로  하여금 방
안에 방장을 치게하여 빛이 들지  않게 하고 어두운 속에서 촛불을 밝히고 가지
가지 교태와 아양으로써  태수의 혼과 넋을 빼앗아 버렸다. 소나기와  같고 폭포
와 같은 정열이  지나간 뒤에 태수는 곤히 잠이  들어 천지를 분간하지 못한 채
자고 있었다. 날이  밝았으나 방 안은 캄캄했으므로 날이 밝았는데도  태수는 밤
중으로 알고 동헌으로 돌아갈 생각을  하지 않고 발가벗은 채 무당의 육체를 애
무하고 있었다. 이  때 여러 이속들이 문 앞에 모여들어  두런두런 떠들었으므로
태수는 그제서야 비로소 해가 중천에 떴음을 깨닫고 동헌에 나아가 정사를 보려
하나 나갈 수가 없는지라 무당이 이에 태수에게 소곤거리기를 "소첩에게  너울이
있으니 이것을 쓰신 다음 첩의 저고리와 치마를 걸치시고 동헌으로 듭신다면 그
들이 반드시  소첩으로 알고 단연코 의심하지  아니하리다" 하고 말하자 태수가
그 말대로 그렇게 차리고 문을 나선지 몇 걸음 되지 아니하여 검은 초립들이 앞
길을 인도하며 크게 떠들어 고함치고  바라치는 자는 바라를 치며 젓대 부는 자
는 젓대를 불고 앞서고 뒤서며 군리들이 전후에 호위하거늘 태수는 동헌에 올라
서 너울을 벗어 버리고 땅에 던지며 말하기를 "내 이미 학질에 걸려 앓은 지 오
랜지라 이를 떼어 버리려고 이렇게 꾸민 것을 그대들은 모르겠는가?" 하고 말하
니 군리들이 할 말이 없었다. 감사가 이를  알고 그 태수를 파면하였음은 물론이
다.

 

 

  하마터면 큰 일 날 뻔 하였다나?

   

   이제 겨우 이마  위에 솜털이 가실까 말까 한  젊은이가 한 어린 종을 데리고
어느 촌가에 투숙했다.  때마침 남자 주인은 외출하고 여자 주인이  혼자서 집을
지키고 있는데 그 자색이 곱기 그지없고 또한 옷 입은 몸매가 매우 아름다워 보
이므로 젊은 나그네는  객회를 이기지 못하여 한 번  그 고운 여인의 뜻을 떠볼
셈으로 낮은 음성으로 희롱하되  "조단아  조단아하고 불러 보았다. 다시 말해서
조는 양물의 속명이요 단아는 여수한다는 방언이니 그 뜻은 그대에게 양물을 드
린다하는 희롱이었다. 여인이 발연히 크게 노하여  그 지아비의 일가들에게 이르
되 "지금 우리 집에 와  있는 손님이 나를 조단아 조단아 하면서 음탕한 말로써
희롱하니 가서 분풀이를 해  주십시오" 하니 친척들이 분함을 참지 못하여 나그
네를 혼내주고자하여 각각 긴 몽둥이를 들고 문밖에 모여 떠들어 댔다. "어떤 놈
의 나그네가 촌가의 젊은 부인을 유혹했느냐? 내 마땅히 이 몽둥이로 요절을 내
고 말리라" 하거늘  나그네는 깊은 방에 앉아  이를 알지 못하였으나 어린 종이
이를 보고 두려워 황급히  말하기를 "주인께서 이집 젊은 부인을 향해 무엇이라
놀리셨는지 이제 화를 예측할 수 없으니 어찌하리이까?" 그러자 주인이 놀라 그
희롱하였던 말을 고백하니  "말씀이 그처럼 패악하셨으니 욕을 보심이 의당하리
이다. 그러나 이제  주인께서 저를 조단아 라고 부르시면 제가  대답하겠으니 그
리하시어 화를 면하십시오" 했다. 그래서 주인은  어린 종의 지혜에 은근히 놀라
며 그렇게 하기로 했다. 그래서 주인은 어린  종의 지혜에 은근히 놀라며 그렇게
하기로 했다. 이윽고  주인이 어린 종에게 말했다.  "조단아 말을 배불리 먹였느
냐?" "네에..." 하고 대답했다.  그리고 곧 이어 화를 면하는 계책으로  어린 종을
향하여 불렀다.  "조단아 조단아" 하니 어린  종이 이에 따라서 "네에,.....네에...!"
하고 대답하니 주인이 또 "조단아, 조단아" 하니  어린 종이 "네에..." 한 즉 문밖
에 모여 섰던 사람들이 이  소리를 듣고 서로 돌아다 보며 웃어 가로되 "이상도
하군, 어린애의 이름이...." 하고 다시  "하마터면 젊은 부인의 말만 듣고 저 손님
께 욕이 미칠뻔 하였구나!" 하면서 모두 흩어져 가더라나?

 

 

  거시기에 때가 끼어 누명을 벗은 사나이

 

  옛날에 제주도의 어부 한 사람이  많은 돈을 가지고 서울에 와서 객사에 들게
되었다. 그런데 그 집 주인 부부의 성품이  본시 도둑놈 맘뽀를 지닌지라 궤계로
써 그 돈을  빼앗고자하여 그 처를 시켜 나그네가  깊이 잠든 틈을 타서 가만히
나그네의 자는 방에  들어가게 하고 그 사람이 잠이  깰 때를 기다려 그 주인이
노발대발하며 가로되 "네가 남의 처를 유인하여 객실에 이끌어 간통하니  세상에
어찌 저와 같은 나그네가  있을까 보냐?" 하고 팔을 벌려 두드리며 관가에 고소
하여 간통죄로써  다스리리라 하고 일부러  그 처를 때린 즉  그 처가 말하기를
"나그네가 나를 꾀어  방으로 들어가 강제로 겁간하려고 하였어요" 하니  나그네
가 깊은 밤에 뜻 아니한  봉변을 당하는구나 하였으나 어찌할 도리가 없게 되었
다. 사실 나그네의  결백함을 누가 나서서 변명해 주며 누가  나서서 증언하겠는
가? 이윽고 그 주인이  관가에 고소하려고 가는데 한 사람이 들어와 나그네에게
말하기를 "관가에 고발하게 되면 손재는 물론이려니와 망신은 의당히 받을  터이
니 돈으로써 사과하고  서로 화해하는 것이 어떠리오?"  하거늘 이는 그 주인이
가만히 다른 사람을 시켜 청탁하였음이라. 나그네가  억울하기 그지 없으므로 돈
을 내어 사과하기도 억울해서 그냥 방치하고 있었더니 아닌게 아니라 얼마 후에
관처의 소환을 받아 변명할  바가 없게 되었다. 그 때 나그네가  문득 생각난 것
이 있었다. "나으리 저더러 방사를 행했다고  하는데 그러면 방사를 행한 양경에
때가 있겠소이까?" 한 즉  사또가 가로되 "어찌 때가 있겠느냐? 반드시 때가 없
을 것이니라" "그러면  제 양경을 검사하소서" 하고 내어 보이는데  사또가 자세
히 보니 양경에 골가지가 잔뜩  끼어 냄새가 고약한지라 이에 곧 나그네의 무고
한 것을 알고 객사의 주인 부처를 국문한 즉 부부가 돈에 탐이 나서 무고했다고
자백하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