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바라기/정령
파란 하늘을 감싼 잿빛 구름 성역을 만들고 색소폰소리
담을 타고 밀어처럼 속살 거린다. 창가에 빗물이 쏟아져 부딪
히며 박힌다. 뚜렷하게 긋지 못하는 점들이 빗금을 그어 잇
는다. 떨어진 화살들이 모질게 뭉개져버린 동그란, 여자가
화장을 덧칠한다. 수직으로 내리꽂히다 무참히 튕겨져 나동
그라지는 무수한 점, 사선으로 곤두박질쳐도 돌아선 얼굴
우산으로 막아도 물방울로 모아져 툭툭 터진다. 타고난 복에
도 평생 살얼음판 같다는 사주팔자를 가진 여자의 맑은 얼굴
에 난 점, 퍼붓는 빗물에 죽죽 흘러내린다. 레인부츠, 색소폰
소리, 떨어지는 빗소리 굵어진다.
'∑령의시인바람♬ > [♡] 연꽃홍수' 카테고리의 다른 글
호박꽃/ 정령시집[연꽃홍수]중 17쪽 (0) | 2013.06.04 |
---|---|
멕시코 여인의 외도/ 정령시집[연꽃홍수]중 78쪽 (0) | 2013.06.04 |
바람이 머문 자리 /정령시집[연꽃홍수]중 72쪽 (0) | 2013.06.04 |
할매감자 / 정령 시집[연꽃홍수]중 77쪽 (0) | 2013.06.04 |
종이배/ 정령시집[연꽃홍수]중 22쪽 (0) | 2013.06.04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