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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령의시인바람♬/[♡] 연꽃홍수

비바라기/ 정령시집[연꽃홍수]중 87쪽

by 정령시인 2013. 6. 4.

비바라기/정령

 

  

 파란 하늘을 감싼 잿빛 구름 성역을 만들고 색소폰소리

담을 타고 밀어처럼 속살 거린다. 창가에 빗물이 쏟아져 부딪

히며 박힌다. 뚜렷하게 긋지 못하는 점들이 빗금을 그어 잇

는다. 떨어진 화살들이 모질게 뭉개져버린 동그란, 여자가

화장을 덧칠한다. 수직으로 내리꽂히다 무참히 튕겨져 나동

그라지는 무수한 점, 사선으로 곤두박질쳐도 돌아선 얼굴

우산으로 막아도 물방울로 모아져 툭툭 터진다. 타고난 복에

도 평생 살얼음판 같다는 사주팔자를 가진 여자의 맑은 얼굴

에 난 점, 퍼붓는 빗물에 죽죽 흘러내린다. 레인부츠, 색소폰

소리, 떨어지는 빗소리 굵어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