병실일기‧1
―바람
휘이이 눈썹을 돌아돌아 간지른다.
이슬이 맺힌다.
북극곰의 하얗고 긴 가슴을 휘휘 훑어 뭉툭한 발톱을 한 바퀴 선회한다.
빙산을 넘고 넘어 남태평양 중간에서 데워져
사막여우의 귓볼을 건드리고
낙타를 올라탔을 때 당신이 올려준 머리칼에서 난 향기, 오아시스에서의 그윽한 눈빛 윤슬이 되어 반짝이던 향연의 그 바람이다.
휘이이 돌아돌아 불어온다.
노 저어오는 당신의 배가 바다를 가르며 온다.
부푼 가슴을 휘휘 쓸어주며 온다.
보드라운 입김으로 호오호오 바람이 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