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령의정보담기/[♡]일일일담47 20240817 해가 정동진에서는 끙끙 힘주어 일어난다/정령 해가 짙은 구름속에서 끙끙 거리며 헤쳐나올 때였다.잠깐의 🌞 님의 기울기가 푸른바다에 닿을 무렵에는 갈매기도 한껏 가슴을 부풀리며 비상할 태세였다.시원한 💦 한모금의 여유로 한숨을 돌리는 찰나.신호등은 노란색이 되었고, 파랗게 바뀌는 순간, 나비는 꽃을 향해 돌진했다.달콤한 꽃내음, 멈출 수없는 꽃잎의 떨림은 꽃술의 단맛을 더욱 부추겼다.나비의 날개짓과 나비의 긴 혓바닥이 꽃잎에 닿을 때마다 꽃은 더 많은 단물을 꽃술에 내오며 부르르 떨었다.신호등이 다시 빨갛게 되었다.나비도 달콤한 꽃잎을 떠나 훨훨 날았다. 2024. 8. 19. 20240724 바다는 옳다/정령 다음날 새벽이었다.온통 하얀침대, 하얀이불, 하얀벽지,하얀 바닥에서 평소대로 네시 반 쯤 깨어 하얀커튼을 제끼고 창밖을 보니, 멀리 갯벌만 보이던 바닷물이 코앞까지 다가와 출렁대고 있었다. 거기에 홀려 옷을 주워입고 바닷가를 이른 새벽녘에 걸었다.줄지어 날아다니며 끼룩 거리던 갈매기도 없고 조용한 바다와 내가 한몸이 된듯 모래바닥을 걸었다.묵직한시름에 짓눌렸던 모래가 굳어서 발자국도 남지 않는 바닷가에서, 너무나 오랫동안 내 속에서 옥죄던 그런 규범들도 모두 다 덮이는가.가리고 싶었던 기억들 모두 굳은 모래 속에 묻으면 바닷물이 쫓아와 몽땅 데려갈테니 묻자 묻어버리자 다짐했다.그러면서 걸으니 어느새 먼동이 동쪽 산 어귀에서 구름사이로 고갤 내밀고 있었다.나는 아쉬운대로 컵라면과 햇반을.. 2024. 7. 25. 20240723 바닷가에서 갈매기가 되다/정령 비가 잠깐 소강상태였다.차를 가져갈까 말까잠깐 망설였지만 내일을 위해 가져가기로 했다.하지만 차는 이미 주유등이 들어온 상태였다.양심도 없이 문손잡이에는 쓰다버린 휴지가 끼워져 있어 불결했지만 결심은 변하지 않았다.가까운 주유소에서 기름을 넣으려는데, 어설프게 차간 거리가 멀었다.그래서 다시 차를 움직여 가까이 대고, 기름을 넣었다. 모자르지도 넘치지도 않게 적당히 넣었다.그리고는 강화에 있다는 예술극장을 찾아갔다.시간이 넉넉하여 가는 길에 소문난 국수집에서 고기국수를 먹었다. 간단한 한 끼였지만 소고기의 차돌베기가 구수한 육수를 내고, 호박 앙파를 볶아 곁들여서 감칠맛이 나며 담백하고 맛도 과하지 않고 매운 고추양념도 없어 여운이 남았다. 꼭 다시 찾아가 먹어도 되겠다 했.. 2024. 7. 25. 20240706 완벽하게 좋은 회색 빛/정령 토요일오후였다.바람은 시원했고,하늘엔 먹구름이 끼어 회색빛이었지만,고대하던 비는 오지 앟았다.거리마다 플라타너스잎은 춤을 추었고,바람소리마저 노랫가사처럼 귀를 간지럽혔다.아무도 가지않은 빈 터엔 덩그러니 놓인 벤취마저도 빙그레 웃는 듯 했다.그렇게 모든 게 완벽하게 좋은 회색빛은 오늘이 처음이었다.꽃잎인줄 알고 잡으려는데 총총총 가다가 벼룩처럼 튀는 벌레를 보고 놀란 일 빼고는 오늘하루는 시간상으로도 적절했고, 잘 구워진 갯장어에 생강편을 얹고 명이나물 장아찌를 얹어 먹을 때처럼 고소하고, 소주에 맥주를 섞어 마시는 쏘맥처럼 알싸한 날이 되었다. 대만족이었다. 그런데 아까 본 벌레를 인터넷에 물어보니 그 벌레가 갈색날개매미충약충이라고 했다. 작은 꽃잎 같은 게 벌레고 그.. 2024. 7. 7. 이전 1 2 3 4 5 6 7 ··· 12 다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