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령의시인바람♬919 칼/정령시집[연꽃홍수]중 66쪽 칼/정령 숨이 다하던 날이었다. 몸의 일부가 구부러져 펴려는 순간, 따개도 없이 깡통의 아가리에 칼끝으로 찌른 게 화근이었다. 도마 위에 올려놓기만 하면 눈썹이 휘날리게 달리니, 넉넉한 웃음으로 섣불리 다가가 영영 사라져 버린 이도 종종 있었다. 태풍이 쓸어간 그 자리에는 푸성귀.. 2013. 6. 10. 호박꽃/ 정령시집[연꽃홍수]중 17쪽 호박꽃/정령 햇살좋은 담장 너머로 선발대회가 한창이다. 과시하려는 몸사위로 매혹적인 에스라인을 뽐내며 한걸음한걸음 디딜때마다 노란 별꽃들이 순번대로 피어난다. 넉넉한 프레어 스커트를 착용할 것과 까실까실하고 날카로운 살갗으로 호리호리한 허리를 감싸안아줄 것, 지조있.. 2013. 6. 4. 멕시코 여인의 외도/ 정령시집[연꽃홍수]중 78쪽 멕시코 여인의 외도/정령 -중남미문화원에서- 로시난테가 돈키호테를 태우고 진격하던 그때 갈기를 날 리던 말도 앞말을 든 채 얼었다. 멕시코 여인이 빅토르 구티 에레스의 모델이 되었다는 이야기가 바람을 타고 바다 건너 풍문으로 들려왔기 때문이다. 풍문이 떠돈 곳은 중남미의 여러.. 2013. 6. 4. 비바라기/ 정령시집[연꽃홍수]중 87쪽 비바라기/정령 파란 하늘을 감싼 잿빛 구름 성역을 만들고 색소폰소리 담을 타고 밀어처럼 속살 거린다. 창가에 빗물이 쏟아져 부딪 히며 박힌다. 뚜렷하게 긋지 못하는 점들이 빗금을 그어 잇 는다. 떨어진 화살들이 모질게 뭉개져버린 동그란, 여자가 화장을 덧칠한다. 수직으로 내리꽂.. 2013. 6. 4. 이전 1 ··· 199 200 201 202 203 204 205 ··· 230 다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