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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령246

시집읽기-송미선[다정하지않은 하루] 꼬리연/ 송미선 피를 뽑기 위해 꽂은 주삿바늘 속에서 일곱 살 갈래머리 계집애가 끌려나왔다 계수나무는 뿌리에 눌어붙은 잠을 툴툴 털어낸다 달뜬 풍경들이 들고난 자리마다 꽤맨 흔적들이 수군거린다 한때는 푸른 피가 맥박을 버린 적이 있다 귀를 잘라버리고 달에서 뛰쳐나온 토끼.. 2016. 8. 10.
시집읽기-하병연[매화에서매실로] 호박/하병연 열대야가 지속되자 부부싸움이 칼부림으로 변했다고 합니다 이때 애호박이 여립니다 고등학생이 15층 아파트 옥상에서 뛰어내렸다고 합니다 이때 단호박이 열립니다 국회에서드잡이한 국회의원들이 욕설을 쏟아내었다고 합니다 이때 국수호박이 열립니다 초등학생을 강간.. 2016. 8. 10.
아라문학(2016여름호)-신작특선/정령 <신작특선/정령> 사거리 편의점 앞/ 여기는 당신이 자주 드나드는 사거리 편의점 앞입니다 당신을 기다리고 있으면 배가 간질거립니다 간질거리는 문장으로는 성이 안차 얼른 오라고 손을 흔듭니다 어깨가 축 처진 당신이 편의점에서 사온 커피를 마시며 직장을 잃었다고 할 때도 등.. 2016. 7. 25.
순천문학(2016여름) 누에/정령 길을 걸어요. 횡단보도를 건너는데 끊을 수 없는 허기가 즐비한 먹거리 골목으로 발부리를 돌리게 해요. 오 신이시여 내 몸을 보호하여 주시옵고 내 마음을 감싸주시어 허기의 목마름을 쫓아 주시옵소서. 허기로 몸 속 깊은 욕망을 감추려고 애를 써요. 통통해진 몸, 하다말다.. 2016. 7. 2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