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크크라는갑41

ㅂ 1. 어느 부끄럼나라에 부끄러움을 많이 타는 임금이 있었어. 그 나라에는 비읍이 없었어. 임금이 얼굴만 내놓고 온통 감싸고 다니면서 ㅂ자만 들어도 경기를 해서 백성들도 덩달아 싸매고 다녀야 했고 심지어 동물들도 싸매야 했어. 말은 네 발에 바지를, 소는 망토를 두르고, 닭은 밑.. 2019. 11. 8.
ㅋㅋ라는 갑 ㅋㅋ라는 갑 갑나라에 바보가 살았어. 매일 의태어 의성어를 거꾸로 해서 바보라 이름 붙여졌지. 갑토끼가 깡총거리는 걸 보고 총깡총깡 뛰어다니다 갑개구리가 바위에 앉아 하품을 하니까 갑의자에 앉아서는 낮잠을 자네. 릉르부 갑버스를 타고 갑가방에서 갑책을 들고 갑문장을 톡톡 .. 2019. 11. 8.
하늘을 봐 하늘을 봐 봄바람이 설레어 나뭇가지를 톡톡 건드리나봐 참지 못하고 높다란 하늘이 입김을 하얗게 불어놓잖아 그 바람에 파랗게 눈 시리도록 모두 내숭떨면서 둥글둥글 토실토실한 구름병아리들 둥실둥실 뭉쳐 다닐 때부터 눈치 챘나봐 살빛 낮달을 은근히 건드리던 걸 뻣뻣하던 나뭇.. 2019. 11. 8.
19금 소설 19금 소설 기차가 터널을 빠져나온다. 빨간색 스카프가 바람에 나부낀다. 그녀가 난간에서 창밖을 바라본다. 운다. 그가 달려온다. 눈물을 닦아주며 웃는다. 가방을 든다. 기차가 선다. 봄꽃 흐드러지는 봄, 밤이다. 가뭇한 그림자가 들창에 다가선다. 너울너울 춤을 춘다. 두 그림자 달구.. 2019. 11. 8.